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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일상
1월 23일 화요일 본문
오늘은 오전근무만 마치고 퇴근. 세상에 이렇게 꿀 같은 날이 있구나~
이른 시간 퇴근으로 다시 들어가지 않아도 되니 점심시간이 무한정 길어져서 여유를 좀 부렸다.
망원동으로 갔다. 맛있는 녀석들 프로에서 인도네시아음식점으로 나와서 봐 뒀던 곳인데, 문득 생각나서 가기로 했다.
이름은 "발리인망원"
망원역 2번 출구에서 걸어서 한 7~8분 걸린 것 같은데 너무너무 추운 날씨 탓에 더 멀게 느껴진..
가게가 조금 오래된 상가건물이고 골목길에 있다. 간판도 눈에 확 띄지는 않으니 잘 찾아가시길.
들어서니 가게 안 인테리어가 참 예쁘다. 예상보다 작은 규모지만, 포근한 느낌이다.
11시반 오픈 시간에 맞춰 가서 우리는 2번째 손님이었다.
나시고랭이랑 미고랭을 먹으려고 했다가, 오는 길이 너무 추워서 국물요리가 급부상.
미고랭이랑 박소 사피를 주문했다.
박소 사피는 '진한 한우 육수에...'라는 친절한 설명의 앞부분만 읽고 선택ㅎㅎㅎ
기다리면서 보니 미고랭, 나시고랭 부문 생활의 달인 이라는 명패도 보였다. 잘 선택한 듯^^
미고랭이 먼저 도착했다. 노른자를 터트려 면과 비벼 먹었는데, 아주 맛있었다.
약간 짜파게티 느낌이 나는 짭조름함과 달달함이 있어서 익숙한 맛이었다.
새우도 많이 들어있고, 특히 카라멜라이징 된 양파는 달달하고 감칠맛이 좋아서 그릇을 박박 긁어드심ㅎㅎ
쌀국수와 유사한 비주얼의 국수였고, 육수 맛도 좀 비슷한 느낌이긴 한데 민트? 셀러리? 그런 향들이 좀 있었다.
아주 매력적인 육수!! 면은 에그누들만 있는게 아니고 투명한 색깔 면이 있었는데, 메뉴판을 보니 버미셀리누들?
두 가지 면이 있는데도 잘 어울렸고, 양도 푸짐하다.
안에 들어있는 미트볼도 야들 쫄깃, 비린향도 없이 너무 맛있음.
음식들이 다 입맛에 잘 맞고 맛있어서 다른 음식들도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다음번에 들러서 꼭 다른 음식도 먹어보기로 했다.
근처에 디저트카페를 찾는데, 의외로 화요일에 문 닫는 곳이 많았다.
까페꼼마 라는 곳을 찾았다. 5층에 하늘이 보이는 뷰가 괜찮은 것 같아서 들렀다.
합정점 이라고 하는 걸 보니 다른 곳에도 지점이 있는 모양.
1층에서 커피랑 바스크케이크 하나 주문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갔다.
창을 바로 앞에 둔 테이블들이 여러 개 있다. 평일이라 한산하니 테이블들이 많이 비어있어서 선택권도 있었음.
근처에 높은 건물들이 별로 없어서 5층인데도 앞이 탁 트인 느낌이다.
멀리 바라보면 산도 보이고 특히 하늘이 잘 보이는데, 날이 추워서인지 미세먼지 없이 파란 하늘이다.
의자에 기대어 하늘을 바라보면 이렇게 하늘에 글이 쓰인 느낌이라 사진을 찍으니, 책의 한 페이지 마냥 예쁘다.
한동안 케이크먹고 커피 마시고 하늘 멍을 때리다가 1층에 내려가서 책을 가져왔다.
판매도 하고 읽어볼 수 있는 책이 1층에 진열이 되어 있어서, 조용하게 시간 보내기 좋은 곳이었다.
집에 돌아와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소파에 누워 티비도 좀 보고 책도 좀 읽고..
점심도 배불리 먹고 커피에 케이크까지 잔뜩 먹어서 배가 안 고플 줄 알았는데, 저녁시간되니 또 허기가 짐..
이 죽일놈의 식욕ㅋㅋㅋㅋ
뭐 만들기는 귀찮고 해서 냉동제품 치킨을 에어프라이기에 돌리고,
양배추 채썰어 케요네즈소스로 버무려서 같이 준비.
맥주도 한 캔 빠질 수 없지.
후다닥 마련된 저녁식사. 맛있게 천천히 드시고 다행히 운동도 빼놓지 않았음.
뜻밖에 이른 퇴근이 불러온 행복.
가보지 않은 나라의 음식을 처음 먹어봤고, 카페 앉아 추운 것도 잊은 채 쨍한 하늘멍을 때린 운수 좋은 날.
작년에 일이 너무 바빠서 투덜댄 게 조금 미안해지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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