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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서른에는 노자를 만나라_장석주

소소한낭만 2018. 10. 4. 21:00

 

작가가 노자를 빌려 아들에게 쓰는 편지라고 보는게 맞을 것 같다.

 

부모가 자식에게 쓰는 편지에는 애틋함이 느껴진다.

 

처음에는 노자를 읽고 싶어 큰 제목만 보고 읽었는데 딱딱하지 않고 읽기 수월한 책이었다.

 

 아들에게 전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편지로 쓰면서 노자의 글을 가미한 정도의 느낌 ..

 

천천히 읽으면서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었다.

 

그 중에서도 꽤 와 닿았던 구절들을 기록했다가 그 글을 인용한다.

 

 오늘날의 사람들은 느림과 숙고에 대해 알지 못하는 까닭에

쉽게 불행에 감염된다.

느림과 숙고의 바탕은 고요다.

숙고는 고요의 잉태이고, 그것은 출산이다.

숙고는 느리게 꾸준히 생각하는 것, 흩어지는 시간을 모아 사유의 온전함을 만드는 것인데,

메마른 노동과 수다를 멈출 때 홀연히 나타난다.

 이 숙고는 자기의 심연에 머무는 시간에 출현하고, 사색적인 삶으로 건너가는 다리다.

이것을 모르니 느긋함 속에서 누리던 행복도,

저마다의 내면에 의미가 깃들 가능성도 깡그리 잃어버렸다.

참 슬픈 일이다

 

사유하는 삶..

 

나는 사실 복잡한 생각을 싫어하고 감정적이다.

 

책을 읽기는 하지만 그때의 느낌뿐 내용을 정확히 기억하거나 곱씹어 보지 않는 편이다.

 

나는 빠른 것을 좋아한다.

 

느린 것은 답답한 것이요, 시간낭비라고 생각한다.

 

생각할 시간은 짧게, 빨리 행동에 옮기고 봐야 조급한 마음이 조금 나아진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하나가 끝이나면 또 다른 무언가를 해야한다.

 

항상 불안하고 조급한 마음이 드는 것은 아마도 느림과 숙고에 대해 알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아들아, 진짜 강함은 약함과 부드러움을 지킬줄 아는 것이란다.

그러니 억지로 강건해지려고 하지마라.

애써 이기려 들지도 마라.

강건한 것은 꺾이고, 이기려드는 자는 지는 법이다.

재화를 움켜쥐려들면 흩어지고 쇠를 두드려 날카롭게 하면 오래 보존할 수 없다.

그러므로 약함과 부드러움에 처하는 물과 같이 살아라

항상 강하게 보이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이 얕보지 못하게..

 

눈에 힘을 주고 거친 말을 내뱉고..

 

갖고 싶은게 많았다. 그러기위해 돈을 벌고싶었고 열심히 일했다..

 

그래서 남들이 막 대하지는 않는 것 같지만, 어느 정도는 원하는 걸 가졌지만,

 

지금 행복한가..

 

희언자연(希言自然), 말을 적게 함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아들아, 대개 자기 주장과 논리를 세우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말이 많아진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말들을 인위로 지어 만들지.

인위로 만든 것은 도와 덕을 벗어나기 일쑤다.

 

말실수로 곤란에 빠지는 사람을 여럿 보았다.

항상 말을 조심해야 한다.

되도록 불필요한 말을 삼가라.

부득이 말을 해야 할 때는 꼭 필요한 말을 간명하게 하되, 말보다는 실천이 앞서도록 해라.

나는 말실수를 하는 편에 속하는 것 같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때, 말과 말 사이에 흐르는 정적이 불편해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얘기하는 편이다.

 

필터링이 없어진지 오래된 것 같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입으로 내뱉기에 바빠서 

 

얘기를 하면서도 '무슨 얘기로 시작했더라'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다.

 

말실수로 크게 피해를 본적은 없었으나

 

두서없는 나의 수다가 사람들을 얼마나 불편하게 했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말을 적게 하라, 그 고요 속에 말없음으로 머무는 게 자연이다."

 

 

 

 얼마전에 집안 정리를 하다가 오래된 사진들과 함께 상자에 들어가 있던 편지봉투 하나를 발견했다.

 

엄마가 10여년 전에 내게 보낸 편지다. 처음 엄마에게 받아본 편지였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때 신입사원 연수원에서 엄마에게 편지를 썼고  

 

엄마가 답장을 보내주셨는데, 아직도 그때 편지 받았던 때의 신기함이 잊히지 않는다.

 

국민학교도 어렵게 졸업한 우리엄마,

 

많이 못배워 글씨가 예쁘지 않다며 항상 글자 적는 일을 꺼려하셨던 기억이 나서였다.

 

그 때, 그 편지에는 나에 대한 애틋함,미안함, 고마움, 자랑스러움, 기대..

 

모든게 다 들어있었던 것 같다.

 

오랫만에 다시 꺼내 읽어볼까 하다가, 그 때 편지보며 참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나서,

 

쉽게 펼쳐보지 못했다..

 

그냥 언젠가 힘이 많이 드는 날에

 

조용히 꺼내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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