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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앤이 하는 말_백영옥에세이

소소한낭만 2017. 3. 23. 22:23

요즘 자꾸만 여러가지 실수가 쌓이고, 일하기도 싫고..

 

뭔가 자존감이 바닥을 쳐 허덕이고 있다가, 전자도서관에서 이 책을 보고,

 

'빨강머리 앤'이라는 이 제목에 끌려 전자책을 대출했어요.

 

어린 시절에 나는 빨강머리앤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 이름만으로도 뭔가 긍정의 기운이 느껴졌기 때문이랄까..

 

내가 사랑하는 나의 언니가 대학교시절 즈음에 이 애니매이션을 다시 보고 싶다고, 아니 소장하고 싶다고 했던가,

 

아무튼 언급을 했었던 것도 내 기억 속 '빨강머리앤'을 긍정의 아이콘으로 만드는데 일조한 것 같기도 하고..ㅎㅎ 

 

몇일간 핸드폰 앱으로 전자책보다가  

 

전자책보다는 아날로그적으로 종이책을 보는게 좋아서 책을 주문했답니다.

 

띵동~!!

이 녀석이 도착했네요.

 

전자책에선 못봤던 에메랄드색 책 표지, 뭔가 긍정적이군 ㅋㅋ

 

책을 둘러싼 책 띠에 밝은 앤의 얼굴과 함께 인쇄된 한 줄, 

 

"내일은, 아직 아무것도 실패하지 않은 하루라고 생각하면 기쁘지 않아요?"

 

이 무슨, 대책없는 밝은 아이란 말입니까..;;

 

전 내일 무슨일이 일어날지 몰라 걱정되고 두려운데 말이죠..ㅎㅎㅎ

 

아무튼 책에는 어릴때 만화로 보던 빨강머리 앤의 삽화들이 많이 들어가 있었고,

 

앤이 했던 대사들을 실어서 천진난만한 아이가 내뱉는 이 말이 참으로 명쾌하게 다가오네요

그리고 그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풀어가는 글 역시 저를 토닥토닥 해주더라고요.

 

'그래도 괜찮아..'라고 얘기해주는 것 같아서 우울할때 마다 책을 꺼내보게 되네요

 

그리고 요즘 제게 위로가 되는 정말 정확한 말을 앤이 했더라고요

 

" 어머. 아주머니, 정말 모르세요?

 

한 사람이 저지르는 실수에는 틀림없이 한계가 있을 거예요.

 

아,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놓여요"

 

삐딱하게 보자면, 세상 이렇게 속편한 자기합리화가 어디있겠냐마는,

 

어떻게 생각하면 앤처럼 그래, 참으로 다행이다 하는 생각이 드는건 뭘까요?^^;;

 

사람이 처음부터 잘 할 수 없다는 말을 듣긴 하지만, 그게 저 일때는 그처럼 제가 한심할수가 없는데 말이죠..

 

이럴때 저런 책속에 한구절, 혹은 같은 일을 하는 친구 동료의 '나도 그래' 하는 한마디,

 

그런 것들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요.. 

 

한 때는 열심히 잘 살아야지 하는 생각에서 자기계발서를 얼마나 찾았는지 몰라요..

 

근데,

 

자신을 몰아부치기만 하면, 너무 지쳐버리는 거 아시죠?

 

가끔 이런 소소하고, 좀 지나치게 긍정적인 멘트들로 나를 다독이는 시간도 가져보는 거 좋을 것 같아서, ㅎㅎ

"그렇지만 마릴라 아주머니,

 

이토록 흥미진진한 세상에서 슬픔에 오래 잠겨 있기란 힘든 일지이죠,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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