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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지옥일 때_이명수

소소한낭만 2017. 4. 20. 21:29

요즘 마음이 힘든 시기를 보내는 중이라

 

고르게 된 책인데요,

 

제목이 참 직설적이죠.

 

"내 마음이 지옥일 때" 입니다.

 

살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이런 순간을 만나게 된다고 생각해요

 

제목만 보고 골라서, 집에 배달된 이 녀석을 처음에 보고는 좀 당황했어요

 

시집이더라고요ㅋㅋ

 

근데 뭐, 나를 달래줄 수 있다면 시든 수필이든 소설이든

 

뭘 가리나요, 읽어보는거죠.

 

이 책은 우리들이 힘들수 있는 여러 상황에 맞춰 시를 추천하고 작가본인의 생각을 옆에 곁들이는 방식이에요

징징거려도 괜찮다

 

기승전 '내 탓' 금지

 

무조건적인 내 편, 꼭 한 사람

 

나는 원래 스스로 걸었던 사람이다

 

자기 속도록 가는 모든 것은 옳다

 

생각이 바뀌었다

 

자꾸 무릎 꿇게 될 때

 

 낭떠러지 같은 이별 앞에서

 

모두 내 마음 같길 바라면 뒤통수 맞는다

 

억울함이 존재를 상하게 할 때

 

상상 속에서 어떤 증오도 무죄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그럴 줄 몰랐다면, 차라리 멈칫하라

 

자기 안방에 스스로 지뢰를 묻고

 

세상에서 나만 고립되었다고 느낄 때

 

개와 늑대의 시간

 

이렇게 16개의 작은 소주제로 그와 관련해 작가의 생각을 간략하게 얘기하시고,

 

또 그와 같은 생각이 들게 했던 시를 추천하시네요

 

그 중에 기억에 남는 문구와 시를 소개해볼까 하네요.

 

아마 책을 읽는 사람의 심리상태에 따라 와 닿는 시는 다를 테니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 드려요

 

"내가 그렇게 선택한 데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필요해서다. 그러므로 모든 '나의 끌림'은 옳다"

 

그러니까요..

 

그렇게 선택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어요?

 

모든걸 자신의 잣대로 재고 판단해서 말하지 말자고요,

 

그 사람도 정말 많이 고민하고 내린 결론일거라고요.

 

"모든 인간의 어린 시절 '나'는 온전한 나, 치유적으로 건강한 나의 원형이다.

나는 본래 그렇게 사랑스런, 사랑받아 마땅한 혹은 사랑 받았던 사람이다. 절대적으로 괜찮은 존재였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잊어버려요..

 

우리가 참 괜찮은 존재라는 걸요..

 

아마도 자꾸만 사회라는 벽에 부딪혀 조금씩 자신감을 상실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너무 세상의 기준에 나를 맞추려고만 하지 말아야겠어요..

 

나는 절대적으로 괜찮은 존재라잖아요..

 

"하루살이에게 장기적 비전이 없다고 타박하는게 습관인 종자들이 있어.

누가 얼어붙고, 누가 이를 악물고, 누가 땀흘려서 '지금'이 됐는지 궁금해하기라도 해야하는 거잖아.

덮어놓고 타박하면 어째.

곧, 자기도 누군가에게 똑같이 타박 당하는 거지 뭐."

 

정말로..

 

무작정 탓하기 전에..

 

궁금해하기라도 해줍시다..

 

"고통받는 이를 위로할 때는 논리적인 이유를 찾지말고, 침묵 가운데 함께 해야한다."

 

"억울한 이의 말에 무조건 귀 기울이는 일은 응급실 의사가 사람이 생명을 구하는 일과 맞먹는다"

 

옳은 말이 필요한게 아니라..

 

공감이 필요한 거니까요..

 

아름다운 비명

                                                                      -박선희

 

바닷가에 앉아서

파도소리에만 귀 기울여 본 사람은 안다

한번도 같은 소리 아니라는 거

그저 몸 뒤척이는소리 아니라는 거

바다의 절체절명,

그 처절한 비명이 파도소리라는 거

 

깊은 물은 소리 내지 않는다고

야멸차게 말하는 사람아

생의 바깥으로 어이없이 떠밀려 나가 본 적 있는가

생의 막다른 벽에 사정없이 곤두박질쳐 본 적 있는가

 

소리 지르지 못하는 깊은 물이

어쩌면 더 처절한 비명인지도 몰라

깊은 어둠 속 온갖 불화의 잡풀에 마음 묶이고 발목 잡혀서

파도칠 수 없었다고 큰 소리 내지 못했다고 차라리 변명하라

 

바다가 아름다운 것은

저 파도소리 때문인 것을

너를 사랑하는 이유도 그러하다

 

"소리조차 제대로 낼 수 없는 고통과 슬픔이 얼마나 절절하게요.

소리 지르지 못하는 깊은 물이 더 처절한 비명이란 것만 알아도 절반의 고통은 해결된다지요."

내 가슴에서 지옥을 꺼내고 보니

                                                      -이윤설

 

내 가슴에서 지옥을 꺼내고 보니

네모난 작은 새장이어서

나는 앞발로 툭툭 쳐보며 굴려보며

베란다 철창에 쪼그려앉아 햇빛을 쪼이는데

 

지옥은 참 작기도 하구나

 

"지금 내가 갇혀 있는 지옥이 특별한 게 아니라 전국 편의점 숫자만큼 흔하다는 걸,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는 걸 알게되면 훨씬 수월해질 건데

그게 쉽지 않아요. 사는 일, 참."

 

요새 저는 토닥토닥이 필요한데요..

 

나, 힘들어..라고 얘기를 꺼내는 게 너무 힘들어요

 

그래서 책 보면서, 그래 나만 그런게 아니지..하면서 위안을 얻죠..

 

괜찮은 방법이에요

 

나 혼자는 아닌 것 같은 안도감, 따스함..

 

책 한권으로 힘을 얻네요^^

 

"치유란 동굴 속에 숨은 사람을 끄집어 내는게 아니라

그의 옆에서 어둠을 함께 감내하는 일이다.

그러다 보면 그가 동굴에서 스스로 걸어나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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