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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증인간

소소한낭만 2017. 2. 27. 21:36

당신들도 가끔 자신이 몸서리치게 싫을 때가 있는가..

 

요즘 들어 나는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면 어김없이 조증 증세를 보이는 내가 너무너무 싫다

 

혹시 당신은 사람들과 있을때 어색한 침묵을 느끼는지..

 

나는 그것을 아주 예민하게 느끼며, 그것이 매우 힘들다

 

때문에 나는 사람들을 만나면 내 안에 그것을 한껏 끄집어 내어, 이보다 더 조증일 수 없는 인간이 된다.

 

머릿속에 펼쳐지는 생각보다 더 빠른 속사포랩으로 사람들에게서 평온과 생각을 빼앗는다.

 

그럴때면 이따금 내가 왜 이런 이야기를 여기서 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과, 하던 이야기의 줄거리가 얽히면서 황급하게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그렇게 두서없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이란..

 

이런 넉두리가 과연 사람들은 듣고 싶을까..

 

차라리 내가 말하는 그 '어색한 침묵'을 지키고 싶어보였다..

 

어제도 나는, 친척동생의 결혼식에서 오랫만에 뵌 친척 어르신들과 사촌들 사이에서 너무나도 조증스러운 인간이 되었다..

 

그리고 또 1년만에 만난 학교선배에게 세상 다 산 사람처럼 푸념과 넋두리를 신나게 풀어놓았다.

 

그리고 돌아오는 버스에서..

 

나는 그만, 쉴새없이 떠드는 내 얼굴을 바라보던 멍한 표정들이 떠올라..

 

얼굴이 빨개지고 너무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나는 이런 내가 너무 싫어 몸서리가 쳐진다..

 

외로움을 참 많이 타서 사람들을 만나지 않으면 일상이 무의미하게 느껴졌던 나는...이제는 사람들을 만나는게 꺼려진다.

 

나에게..이런 조증인간은, 에너지 소모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만나고 조증인간이 되어 떠들다보면, 어느새 헤어질때 밀려오는 격렬한 후회..

 

어색한 침묵..어쩌면 상대방에게는 평온일지 모르는 시간들을, 그도 어색할까바 배려한답시고 떠드는게 더 민폐지 싶다..

 

조증인간과 이별연습을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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