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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일상
2월 4일 일요일 본문
아침부터 뱅쇼 만들기 돌입!!
어제보다 더 이른 시간에 일어나 메리골드차를 좀 우려내 마실까 했는데..
도대체 찾을 수가 없는 메리골드꽃차 봉지ㅠㅠ(나중에 뱅쇼 마시다가 생각났다. 인터넷에서 꽃차는 냉장보관이 좋다는 것을 읽고 원래 놓던 곳에서 냉장고로 옮겨 놨던 게 생각이 나긴 했다)
뱅쇼 해 먹으려고 주중에 마트에서 오렌지도 사다 놓고, 엄마한테 받아온 사과도 아끼고 있다가 어제, 드디어 주말이고 해서 만들어 먹어야지 했는데, 어쩌다 보니 하루종일 미루기만 해서..
하늘이 주신 기회구나, 하고 재료를 준비했다.
사실 나는 뱅쇼를 좋아하는 사람도, 자주 해 먹는 사람도 아니다. 그냥 뭐든 섞는 것보다 오리지널 '주'님을 좋아한다.
그런데 언젠가 마트에 와인을 사러 갔다가 와인 병에 걸린 뱅쇼 키트를 보고 날이 추우니 한번 해 먹어 봐야지..라는 어울리지 않는 생각을 하고 사온 것. 하지만 그 와인은 또 홀롤록 마셔버렸다는..
팔각에 정향에, 평소에 내가 전혀 사지 않는 재료여서 버리기는 아깝고.. 겨울 가기 전에 만들어야지 하고 지난주에 저렴이 와인을 사러 갔다.
저렴해도 맛있으면 뱅쇼로 만들어지기 어려웠겠지만, 따먹어보니 세상.. 내가 한 잔으로 마무리할 정도..
오렌지와 사과를 베이킹 소다 푼 물에 박박 잘 닦아 세척하고,
오렌지 1개, 사과 1/2개를 잘라 넣고 뱅쇼 키트(팔각, 정향, 계피, 말린 레몬 1조각)와 시나몬 스틱 2개 정도를 넣었다.
냉장고에서 보관된 700ml의 와인도 꺼냈다.
냄비를 인덕션에 올리고 중간불로 끓이기 시작한다.
강불에 펄펄 끓이는 게 아니라고 어느 블로그에서 봐서 중약불로 뭉근하게 끓여보기로 했다.
중간세기로 거의 30분 정도 끓이니 약간 김이 나면서 하얀 거품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정도에서 불을 끄고 맛을 봤는데, 신맛도 좀 있고, 떫은맛도 좀 나서 꿀을 밥숟가락으로 세 스푼 정도 넣었더니 조금 맛이 잡혔다.
촘촘한 체에 과일들을 걸러 따라주면 끝!
따뜻한 뱅쇼를 잔에 따라놓고, 약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려 같이 먹었다.
어째 먹다 보니 둘 다 계피향ㅎㅎ 잘 어울리는 듯도 싶고, 너무 계피계피 한 듯도 싶고;;
이번 뱅쇼는 합격으로 기록하기로^^
날도 춥지 않고 해서 산책을 나가기로 했다. 어제처럼 가방에 노트와 펜을 챙겨 넣고 슬슬 걸어본다.
조금 이른 시간이어서 대부분의 음식점들은 준비 시간인 듯.
좀 걷다가 문을 연 일본 라멘가게를 발견했다. 멘야이찌방. 몰랐는데 체인점이네.
가게 앞에 서있는 메뉴판을 보고 저렴한 가격에 깜짝. 한번 먹어보기로 했다.
들어가 보니 일하는 분이 한 분 계셨고, 손님은 아무도 없는 것이 우리가 첫 팀이지 않을까 싶었다.
여기도 테이블에 키오스크가 있어서 주문하고 결제하는 시스템. 요샌 이런 식당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음식이 준비되면 바에 올려주고 우리가 테이블에 가져와 먹으면 된다.
지로라멘과 쇼유라멘을 시켰다. 가격이 각각 7,900원, 6,900원.
지로라멘은 숙주가 가득해서 몰랐는데, 쇼유라멘은 면이랑 육수, 대파가 끝.;;
차슈도 찐계란도 아예 없다.
토핑이 전혀 없는 게 기본이라는 걸 받고서야 알았다;;
지로라멘도 숙주 외엔 토핑이 전혀 없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숙주가 잔뜩이라 별 부족함 없이 먹었다.
근처 커피숍을 찾아 들어가 커피 한잔을 하고 필사를 이어했다.
그러고 집에 돌아오는 길도 아주 이른 오후. 아침에 일찍 일어나니 하루가 길어서 좋다.
집에 돌아와 은희경작가의 책을 이어 읽었다.
4개의 단편 중에 세 번째와 네 번째를 읽고 보니 왜 연작소설인지 알겠다.
세 번째에서는 두 번째 소설의 배경이었던 어학원이 잠깐 등장하고, 네 번째 소설의 주인공의 두 번째 소설 주인공 '수진'의 전남편이다. 이런 자잘한 우연이 얽혀든 소설은 처음 읽으면서도 반가운 느낌이 들어 좋다.
그런데 나, 은희경 님의 글을 전에 읽은 적이 없었던 가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기 전에는 쉽게 책을 덮고 싶지 않았는데, 전에 이 작가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면 저작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책을 다 읽었는데, 뭔가 인물들이 나의 한 단면을 다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쉽게 놓아지지가 않았다. 다시 한번 읽어볼 생각이다.
저녁을 먹고, 쓰레기 버리러 나갔다가 동네 한 바퀴. 돌아와서 운동하고 맥주 한 캔.
그 이후엔 티브이를 보면서 여유를 부리다가 잘 시간이 가까워져서 일기 쓰러 들렀다.
쓰다 말고 집친구가 끓여준 밀크티와 잘 까온 오렌지를 먹으면서 잠깐 수다도 떨고..
아이고, 벌써 시간이 이렇게.. 어서 치카치카하고 푹 잘 자고 또 새로운 월요일 아침을 맞이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