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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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1월

1월 16일 화요일

소소한낭만 2024. 1. 16. 22:25

요새 일이 좀 줄어서 오늘은 조금 늦게 출근이다

덕분에 오늘도 평소와 같은 시간에 일어났지만, 느긋하게 드립커피를 내릴 수 있다.

그 사실만으로도 오늘의 시작은 더없이 좋다.

조용한 시간에 시간에 쫓기지 않고 천천히 핸드밀을 돌리고, 천천히 물을 따르고, 떨어지는 커피를 보는 것.

커피를 내리는 동안 뭐 하나라도 더 준비해 시간을 아끼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온전히 그 행위만 하는 것.

유일한 시간인 듯하다.

나는 무슨 일을 할 때 온전히 그 한 가지 일만 하는 경우가 별로 없는 것 같다.

늘 분주하다. 그것이 내가 쓸모 있는 사람이다라는 것을 증명한다는 듯이.

나의 하루도 대부분 그렇게 흘러가지만, 아침만큼은 예외로 두고 싶다.

 

커피 마시면서 책을 좀 읽는다. 

각자의 요가, 언제 들어도 좋은 말, 느긋하게 웃으면서 짜증 내지 않고 살아가는 법, 이렇게 세 권의 책을 돌아가면서 보고 있는 중이다.

역시 느긋한 아침에는 짜증 내지 않고 살아가는 법이 잘 스며들 것 같아서 골라 읽는다.

저자가 약력이 화려하다. 코미디언인데 신경과학자이고 심리학자다.

비록 번역된 책이기는 하나 나름의 유머를 아주 잘 살려서 번역하신 듯. 실소를 터트리며 읽게 된다.

 

출, 퇴근 시간이나 집이 아닌 곳에서는 주로 밀리의 서재를 이용한다. 최소한의 짐만 가지고 다니기 위해.

이 때는 이석원의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을 읽고 있다.

보통의 존재를 잘 읽었는데, 지난번에 교보에 갔을 때 신작이 나온 것 같아서 밀리의 서재에 들어가 찾아봤다.

신작은 밀리의 서재에 보이지 않았지만, 읽지 않은 몇 권의 책이 있어서, 그 중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다가 불현듯 내가 여기서 다시 글을 쓰게 된 이유를 생각해 봤다.

잘 따라가 보면 읽는 것이 좋아지면서, 책 읽는 시간이 늘어나면서부터 조금씩 쓰고 싶어진 것 같다.

내 머리에 불현듯 떠오르는 말들을, 감정들을, 생각들을 적어두고 싶어 졌나..

뭔가 쓰고 싶긴 했지만, 나는 글솜씨도 없고, 말주변도 없고.. 그래서 혼자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지난 1년간 일기 쓰면서 거의 한 달씩 빼먹은 적도 있었지만 어쨌든 다시 돌아와서 쓰기는 했다.

그냥 써 내려가는 행위만으로도 나는 조금이나마 감정을 정리하기도 했고, 나를 아주 약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기도 했다.

그래서 그 행위가 계속되기를 바랐던 것 같다.

계속할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하며 망설이기도 했지만, 그저 그냥 시작해 보기로, 새해니까 그냥 해보기로 한 거다. 

 

그래서 내가 쓰는 글들은 아마 시시콜콜할 거다.

그냥 이렇게 공개발행 버튼을 누르다 보니 내 글을 읽는 사람이 혹시나 있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해서..

내가 혹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눈치 보고 글을 쓸까 봐.. 해서 미리 해명을 해본다.--나는 그만큼 아주 소심하다--

나는 그냥 나대로 사는 얘기, 생각나는 얘기, 하고 싶은 얘기.. 그런 거 하려고 여기 다시 온 거니까..

그냥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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